IRP 가입자 사망 시 상속, 배우자만 승계할 수 있습니다 — 6개월 기한 세 가지
IRP나 연금저축 가입자가 사망했을 때 계좌를 해지하지 않고 그대로 이어받아 연금으로 계속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소득세법상 배우자뿐입니다. 자녀만 상속인이라면 계좌를 승계하지 못하고 돈을 받아 나오는 방식(연금외수령)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다만 가입자의 사망은 세법이 정한 부득이한 사유라, 사유가 확인된 날부터 6개월 안에 확인 서류를 금융회사에 내면 기타소득세 16.5% 대신 연금소득세율 3.3~5.5%가 적용됩니다. 회사가 넣어 준 퇴직연금은 근로자가 사망한 경우 IRP로 옮길 의무의 예외라, 유족이 IRP 계좌를 새로 만들지 않고 받을 수 있습니다.
가족이 세상을 떠난 뒤 은행에서 “IRP 계좌가 남아 있다”는 연락을 받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때 유족이 가장 먼저 듣는 말은 대개 “해지하시겠어요, 승계하시겠어요”입니다. 그런데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사람이 정해져 있고, 답을 미루면 선택지 자체가 사라집니다.
1. 회사 퇴직연금은 유족이 바로 받습니다
재직 중 사망한 경우 회사가 적립해 둔 퇴직급여(DB·DC)는 유족에게 지급됩니다. 보통 퇴직급여는 본인 명의 IRP 계좌로 옮겨야 하지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은 “근로자가 사망한 경우”를 이 이전 의무의 예외로 정하고 있습니다. 즉 유족이 고인의 IRP 계좌를 새로 만들거나 찾아내야만 받을 수 있는 구조가 아닙니다.
지급을 받으려면 사망진단서, 가족관계증명서, 상속인 전원의 동의 서류 등을 회사와 퇴직연금사업자(은행·증권사)에 내게 됩니다. 필요한 서류는 사업자마다 조금씩 다르니 계좌가 있는 금융회사에 먼저 확인하시는 것이 빠릅니다.
2. 계좌를 이어받을 수 있는 사람은 배우자뿐입니다
본인이 직접 넣어 온 IRP·연금저축 계좌는 사정이 다릅니다. 소득세법 제44조 제2항은 “가입자가 사망하였으나 그 배우자가 연금외수령 없이 해당 연금계좌를 상속으로 승계하는 경우”에만 계좌를 이어받는 것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조문이 정한 대상이 배우자여서, 자녀만 상속인인 경우에는 계좌를 그대로 유지하는 선택이 없습니다.
승계란 계좌를 깨지 않고 명의만 바꿔 그대로 굴리다 연금으로 받는 방식입니다. 배우자가 만 55세 이상이면 연금 수령을 개시할 수 있고, 가입일부터 5년이 지나야 한다는 요건을 볼 때는 사망한 분의 가입일을 그대로 적용합니다(소득세법 시행령 제100조의2 제1항 단서). 오래 유지해 온 계좌일수록 승계가 유리해지는 지점입니다.
3. 6개월이 세 번 나오는데 기산점이 다릅니다
여기서 유족이 가장 많이 놓치는 부분이 기한입니다. 6개월이라는 숫자가 세 번 나오지만 세는 출발점이 제각각입니다.
| 무엇 | 기산점 | 기한 |
|---|---|---|
| 연금계좌 승계신청 | 사망한 날이 속하는 달의 말일 | 6개월 |
| 부득이한 사유 확인 서류 제출 | 사유가 확인된 날 | 6개월 |
| 상속세 과세표준 신고 | 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 | 6개월(국외 거주 시 9개월) |
승계신청은 계좌가 있는 금융회사(연금계좌취급자)에, 상속세 신고는 세무서에 하는 것이어서 창구도 다릅니다. 3월 10일에 사망했다면 승계신청과 상속세 신고는 모두 3월 31일부터 세어 9월 30일까지입니다.
4. 승계신청을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
기한 안에 승계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돈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세금 계산 방식이 달라집니다. 소득세법 시행령 제100조의2 제4항은 승계신청이 없으면 사망일 현재 계좌에 있는 소득과 사망일 이후 인출된 소득을 합쳐 그날 전액 인출한 것으로 보고, 이미 원천징수된 세액을 뺀 금액을 사망한 분의 소득세로 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연금으로 나눠 받으며 세금을 뒤로 미루는 길이 닫히는 셈입니다.
5. 해지해서 받을 때의 세금
계좌를 이어받지 않고 적립금을 받아 나오는 방식을 연금외수령이라고 합니다. 원칙적으로 세액공제를 받은 납입금과 운용수익에는 기타소득세 16.5%가 붙습니다. 그런데 연금계좌 가입자의 사망은 소득세법 시행령 제20조의2가 정한 부득이한 사유에 해당합니다. 사유가 확인된 날부터 6개월 안에 확인 서류를 금융회사에 제출하면 연금외수령이라도 연금소득으로 보아 나이에 따라 3.3~5.5%로 분리과세합니다. 서류를 내느냐 마느냐로 세율이 크게 갈리므로, 해지를 택하더라도 이 절차는 함께 확인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퇴직금을 재원으로 쌓인 부분(이연퇴직소득)은 이와 별개로 퇴직소득세 체계를 따릅니다. 연금으로 받을 때의 감면과 일시금으로 받을 때의 차이는 퇴직금 연금 수령 시 세금 감면 글에서 정리했습니다.
6. 승계해도 상속세는 별도입니다
승계는 소득세를 어떻게 매길지에 관한 문제이고, 상속세는 그와 별개로 계산됩니다. 연금계좌에 남은 잔액은 상속재산에 들어가며, 신고는 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이내에 합니다. 배우자 상속공제는 실제 상속받은 금액을 기준으로 하되 한도는 30억원이고, 실제 상속받은 금액이 없거나 5억원 미만이면 5억원을 공제합니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19조). 다른 상속재산까지 합쳐 판단할 문제라 금액이 큰 경우에는 세무 상담을 함께 받으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신청·확인 전 체크리스트
- 고인 명의의 연금계좌가 어디에 있는지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이나 각 금융회사에서 확인했는지
- 회사 퇴직연금(DB·DC)과 본인이 넣은 IRP·연금저축을 구분해 정리했는지
- 상속인 중 배우자가 있는지, 승계를 택할지 해지를 택할지 가족이 합의했는지
- 승계신청 기한(사망한 날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을 달력에 표시했는지
- 해지를 택한다면 사망 확인 서류를 6개월 안에 금융회사에 제출할 준비가 됐는지
- 상속세 신고 대상인지, 다른 상속재산과 합산했을 때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배우자가 남긴 국민연금은 이 글의 연금계좌와 전혀 다른 제도로 움직입니다. 본인 노령연금과 유족연금을 함께 받을 수 있는지는 국민연금 유족연금 중복 지급에서, 계좌를 중간에 깰 때의 세금은 IRP 중도해지 시 기타소득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