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피크제 퇴직금 중간정산, 퇴직연금 가입자는 신청 자체가 안 됩니다
임금피크제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제3조제1항제6호가 정한 퇴직금 중간정산 사유가 맞습니다. 다만 이 조문의 근거인 법 제8조제2항은 '퇴직금제도'에 대한 규정이라, 회사가 퇴직연금에 가입해 둔 경우에는 같은 방식으로 신청할 수 없습니다. 확정기여형(DC)의 중도인출 사유를 정한 시행령 제14조제1항에는 주택 구입·전세금·재난·의료비·파산·개인회생·담보대출 상환만 있고 임금피크제가 없으며, 확정급여형(DB)에는 중도인출 규정 자체가 없습니다. 또 중간정산을 받으면 퇴직금 계산을 위한 계속근로기간이 정산시점부터 새로 시작하므로, 최종 퇴직 때 소득세법 제148조의 세액정산을 신청할 수 있도록 원천징수영수증을 보관해 두셔야 합니다.
임금피크제 통보를 받고 나면 회사 게시판보다 검색창을 먼저 열게 됩니다. “임금이 깎이기 전에 퇴직금을 미리 정산받으라”는 글이 줄줄이 나옵니다. 그런데 인사팀에 물어보면 “우리는 안 됩니다”라는 답이 돌아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둘 다 틀린 말이 아닙니다. 임금피크제가 중간정산 사유인 것은 맞지만, 그 조문이 적용되는 제도가 따로 있기 때문입니다. 어디서 갈리는지 조문 순서대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1. 임금피크제는 조문에 적힌 중간정산 사유입니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제3조제1항제6호는 “사용자가 기존의 정년을 연장하거나 보장하는 조건으로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 등을 통하여 일정나이, 근속시점 또는 임금액을 기준으로 임금을 줄이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를 퇴직금 중간정산 사유로 정하고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임금피크제가 그대로 조문에 들어와 있는 셈입니다.
이 사유가 필요한 이유는 퇴직금 계산식에 있습니다. 퇴직금은 퇴직 직전의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전체 근속기간에 곱해 산정하므로, 임금이 줄어든 뒤에 퇴직하면 줄어든 임금이 예전 근속기간까지 함께 따라옵니다.
2. 다만 ‘퇴직금제도’인 사람만 해당됩니다
이 사유의 근거 조문은 법 제8조제2항입니다. 제8조는 퇴직금제도를 정한 조문이고, 여기서 말하는 퇴직금제도란 회사가 퇴직연금에 가입하지 않고 퇴직할 때 퇴직금을 직접 지급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주의할 점이 두 가지 더 있습니다. 조문은 사용자가 “미리 정산하여 지급할 수 있다”고 되어 있어 회사의 의무가 아닙니다. 또 같은 조 시행령 제3조제2항은 사용자가 관련 증명 서류를 근로자가 퇴직한 후 5년이 되는 날까지 보존하도록 하고 있어, 신청할 때 사유를 확인할 자료를 함께 내게 됩니다.
3. DC형에는 임금피크제라는 인출 사유가 없습니다
확정기여형(DC형) 퇴직연금은 중간정산이 아니라 ‘중도인출’이라는 별도의 제도를 씁니다. 그 사유는 시행령 제14조제1항에 열거되어 있는데, 무주택자의 주택 구입과 전세금·보증금 부담, 재난 피해, 연간 임금총액의 1천분의 125를 넘는 의료비 부담, 신청일부터 5년 이내의 파산선고, 5년 이내의 개인회생절차 개시결정, 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입니다. 임금피크제는 이 목록에 없습니다.
대신 DC형은 회사가 해마다 부담금을 계좌에 넣어 주고 그때그때 확정되는 구조라, 이미 쌓인 적립금이 임금 감액 때문에 줄어들지는 않습니다.
4. DB형은 인출 규정 자체가 없습니다
확정급여형(DB형)은 사정이 다릅니다. 중도인출을 정한 법 제22조는 확정기여형에 대한 조문이고, 확정급여형에는 이에 해당하는 규정이 없습니다. 즉 임금이 줄기 전에 적립금을 먼저 받아 두는 방법이 법에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DB형에서는 임금이 줄기 전에 DC형으로 전환하는 방안이나, 임금피크제 전후 기간을 나누어 급여 수준을 정하는 규약 변경이 논의 대상이 됩니다.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감액률과 남은 근속기간에 따라 달라지므로, DB형·DC형 비교 글과 DB-DC 비교 계산기로 본인 조건을 넣어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5. 정산을 받으면 근속연수가 그날부터 다시 시작합니다
법 제8조제2항 후단은 미리 정산해 지급한 뒤의 퇴직금 산정을 위한 계속근로기간을 정산시점부터 새로 계산한다고 정합니다. 세금도 같은 방식입니다. 소득세법 시행령 제105조제1항은 퇴직소득공제의 기준이 되는 근속연수를 근로를 시작한 날 또는 퇴직소득중간지급일의 다음 날부터 계산하도록 하고 있어, 정산 이후의 근속연수만 남습니다. 퇴직소득공제는 근속연수가 길수록 커지는 구조라 두 번으로 나누면 그만큼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을 되돌릴 수 있는 장치가 소득세법 제148조제1항입니다. 최종 퇴직 때 이미 받은 퇴직소득의 원천징수영수증을 회사에 제출하면, 두 퇴직소득을 합산한 금액으로 정산한 세액을 원천징수합니다. 시행령 제203조제3항은 이때의 근속연수를 두 기간을 합산한 월수에서 중복 기간을 뺀 월수로 계산하도록 하고, 제203조제4항은 그 대상을 같은 사용자와 체결한 하나의 근로계약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수령 방법에 따른 세금 차이는 퇴직금 연금 수령 세금 감면 정리에서 이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
신청 전 확인 체크리스트
- 내 제도가 퇴직금제도인지, DB형인지, DC형인지 인사팀에 확인
- 취업규칙·단체협약에서 임금피크제 적용 시작일과 연차별 감액률 확인
- 퇴직금제도라면 회사의 중간정산 신청 절차와 필요한 증빙 확인
- DB형이라면 DC형 전환 제도나 임금피크 전후 급여 산정 규정이 있는지 확인
- 중간정산을 받았다면 원천징수영수증을 최종 퇴직 때까지 보관
- 최종 퇴직 시 세액정산을 신청할지 회사 급여 담당자와 미리 협의